2015 지방공항 한바퀴 :)

저는 항공교통직입니다만, 확실히 현 시점에서 제가 가진 능력을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 보면 항공측면에서는 남들보다 아직 떨어집니다.
갑작스레 6개월 공부해서 공항 일을 하게 되었으니 일하는 경험으로 커버해야 하죠. 그래서 통제실 일을 하면서 기초부터 착실히 배우고 있습니다.
다행히 많은 일들이 하루하루 재미있어서 즐겁게 다닐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남들보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남들보다 훨씬 뛰어난 부분도 있습니다.
전 남들과 시작한 포인트가 조금 다르다는 것이 제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통도 육상교통[각주:1]이었고, 심지어 학부 전공은 사회학이랑 지리학.

공항 일을 하는 데 있어 제 강점을 극대화하는 방법은 공항뿐 아니라 그 주변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어째 전공만 봐도 냄새가 나죠. 그런 직감에 있어서는 제가 어느 정도 이상의 역할을 할 것 같다는 거.
그래서 일단 2015년의 단기 목표는 (제가 일하는 김포를 빼고) 도상답사를 거쳐 모든 공항을 한 번씩 찍고 주변 경관을 보고 오는 것이었습니다.

150112 무안 / 150701 광주, 사천, 여수 / 150714 제주 / 1508 청주 / 150816 포항 / 150920 군산 / 151030~31 대구, 김해, 울산
그렇게 미친듯이 돌아다니다 보니 이제는 원주 양양 두 곳만 남았습니다. (...김포는 매일 가니까...)
양양은 2년 동안 제 생활의 근거지이긴 했지만 사연이 조금 더 생긴 덕택에 다시 한번 가 보긴 가 볼 것 같네요.
그리고 그렇게 하고 나면 적어도 Landside나 그 주변 지역에 대해선 할 말이 생깁니다. :)

그냥 짧게 소감 정리해 보고자 해요. 거의 다 끝난 마당에, 그리고 블로그 글거리 생겼는데 이걸 그냥 넘기기엔... ㅎㅎ


1. (이용객이 많은 공항 한정) 심각한 주차난(...)

대구 (151030)

김해 (151030) 울산(151031)

이것만 한다고 다가 아니라 그 말입니다. 울산 (151031)

각각 대구, 김해, 울산입니다.
대구는 본디 군 공항이라는 특성 탓인지 위치가 좀 이상하고...
김해는 애초에 포화라 주차타워 세우고도 답이 안 나오고,
울산은 이른 아침에 가서 자리가 충분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벌어지더군요.
(아마도 전날에 공간이 없어서 구획선이 아닌 부분의 도로를 차지한 거겠죠?)
첨언하자면 김포는 언제나 주차장이 문제였고, 8월에 가 봤던 청주에서도 주차장은 답이 안 나오더랍니다.
불법주차도 불법주차지만 주차비 내기 싫어서 청주공항역에 차를 대는 웃지 못할 상황도 생기더군요.

이렇게 주차난이 심각하다고 해서 이들 지역에서 대중교통이 안 좋은 것은 아닙니다.
적정 주차비 수준과 주차면 규모를 고려는 해 봐야 할 것 같은데, 항공분야 수요분석 지침에서는 이걸 어떻게 규정하는지,
그리고 공사는 적정 주차규모에 대해서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를 공부해 봐야 하겠단 생각은 들었습니다.

나밖에 할 수 없는 일을 만드는 것이 롱런하는 덴 핵심요소죠.
그러고보니 최종면접시 저에게 왔던 질문이기도 했죠, 이거... 답 찾는 데 시간 좀 쓰겠네요.
그 때 했던 답은 "쓸 사람만 쓰게 주차비를 탄력적으로 조정해야 한다"였는데, 그 답이 맞긴 맞으려나 싶긴 합니다.
공항 주차비가 생각보다 저렴한 수준인 건 맞거든요. 일주차 1만원에, 그냥 사진 찍고 빠지는 사람도 단기주차 해봤자 시간당 1,200원......

* 하지만 이용객이 없는 공항은 차가 심각하게 없습니다. 양양 무안 포항.
심지어 포항은 수요가 있을 것임에도 2011년부터 주차비를 안 받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내년에 주차비를 받을지 모르겠습니다.
하필이면 활주로 공사로 항공기 운항이 중단된 시점에 KTX가 개통되어 버려서...
KTX 접근성이 산업체에서 좋지 않다는 것이 포항 입장에서는 그나마 다행일지 모르겠네요. 그렇지만 항공사들이 적자 핑계로 운항을 꺼리던데...

 

2. 수요 대응형 노선개설의 필요성

제가 생각하는 항공교통 최고의 장점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응수성(수요 대응성)입니다.
위치가 나쁘지 않은데 왜 적자일까... 싶은 곳이 있으면 김포노선밖에 없다든가 하는 일이 많습니다.

유스카이항공이 쓸 10번 탑승구 (김포) 유스카이항공 체크인 카운터 (울산)

 

그래서 개인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유스카이항공입니다. 얘네들 매일 2~2.5왕복씩 시험운행하고 그러는 거 보니 이번엔 진짜인 것 같더군요.
그리고 항공기가 지금은 1대지만 4대까지 벌써 구입계약을 체결한 것 보면 이번엔 작정하고 하나 봅니다.
조만간 양양에서 다시 50인승 비행기를 준비해 비행기를 띄울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도 그런 측면에서 틈새시장을 잘 노리는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양양-광주, 양양-김해를 운항하다가 항공기 정비를 명분으로 단항했었는데, 이번엔 심지어 제주노선까지 노리겠다 하니, 더 기대되긴 하네요 :)

만일 이런 곳에서 포항-여수(포스코)나 울산-군산(현대) 같은 노선을 뚫는다고 생각해 보죠.
지리적인 장벽이 거의 사라진 지금도 면대면의 암묵적 지식에 대한 수요는 높다 보니, 생각 외의 비즈니스 수요가 나올 수 있습니다.
방금 짧게 설명한 두 곳은 육상교통망이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아 항공교통이 충분히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곳들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산업체와 공항의 거리가 그렇게 멀지 않다는 것이 커다란 매력으로 보입니다.
울산역도 가 봤는데, 고속철도는 노선 특성상 환승도 해야 하는 등 여러 가지로 애로사항이 생기더군요.

 

3. 졸업할 수 있겠다!

이렇게 돌아다녀 보니 나름 생각할 거리도 생기고, 졸업논문 주제를 생각하기에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무안에 있는 동기가 "너 졸업할 수 있겠네"하고 이야기해주는 게 무슨 뜻인지 잘 몰랐는데, 이젠 알 것 같아요 :)

논문 쓰기에는 역량이 충분하지 못하다고 스스로 판단하기도 했고,
또한 그에 맞게 행동하지 않았기에 수료는 당연한 결과였겠지만,
그것을 벌충할 충분한 시간이 어떻게든 확보는 된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된 거, 열심히 뛰어야죠. :)

  1.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은 교통학 일반에 대한 경험을 주로 제공합니다. 항공에 대한 경험은 동남권 신공항 답사 딱 한번이었어요. 그것도 항공 맛을 본 거라고 회사에선 좋게 봐준 것 같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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