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철도 급행열차, 너는 어디로?

얼마 전에 기분전환차 인천국제공항에 갔다 왔습니다.
그나마 9호선 개통 때문에 나아지기는 했지만, 보통 인천공항에 갈 때 공항철도는 많이 이용하지 않는다고들 합니다. 실제로도 그럴 수밖에 없던 게, 공항리무진 버스들이 하나같이 출국장 바로 앞 같이 승객 입장에서 대단히 편한 곳에서 여객취급을 하고 있습니다. 공항철도 인천국제공항역이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남쪽에 위치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환승저항이라는 걸 무시할 수는 없는 모양입니다.
 
사실 문제들이 적지 않지만, 이 중에서도 정말 문제인 건 공항철도 '급행열차'[각주:1]입니다.
직통열차는 현 시점에서 일반열차와 소요시간 차이가 겨우 4분밖에 나질 않습니다. 들리는 바에 따르면 공항철도가 완전 개통되어 서울역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급행열차가 운행된다 한들 (아마 급행열차로 계속 운영될 거라는 의견이 대세더군요.) 소요시간 차가 8분 정도밖에는 안 된다고 하네요. 언론 매체들에서는 일반열차가 54분, 그리고 급행열차가 46분 걸릴 거라고 하고 있습니다.
이데일리 2010-09-08 : 인천공항~서울역 직통열차 요금 1만3300원

공항철도에 일반열차와 직통열차만 투입된다면야 급행열차의 존재의의가 약간은 이해가 갈 수도 있습니다. 서울역에 도심공항터미널을 만들고, 직통열차 1호차에 수하물 설비를 만들어 놓아서 수하물들을 바로 이동시킬 수 있도록 조치해 놓았고, 게다가 열차는 좌석형 급행열차죠.
그런데... 변수가 있습니다. 바로 KTX입니다.

마곡철교를 통과하는 KTX. ⓒ 류기윤 http://blog.naver.com/gt36cw


사진으로도 보시면 아시겠지만, 현재 KTX가 공항철도 구간에서 열심히 시운전을 하고 있습니다. 2011~2012년 정도에는 KTX가 서울역을 거쳐서 인천국제공항역으로 직결해서 운행한다는 건데, 이렇게 되면 기껏 급행열차를 만들어 두었던 의의가 사라져 버립니다. -_-;;;; 원래 많은 사람들이 환승저항이라는 걸 굉장히 싫어하는데, 그러다 보니 지방에서 오는 사람들은 그대로 KTX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가 버리니 인천공항철도 급행열차가 잡을 수 있는 승객수요도 상당부분 제한될 겁니다. 공항철도 급행열차가 잠깐 흥해도 다시 애물단지 되는 것도 시간문제다... 이 말입니다.

그렇다면... 급행열차의 다른 활용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아야겠죠? 어차피 코레일에 인수도 됐겠다, 돌려 쓸 수 있는 곳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일단 제가 내세울 수 있는 대안은 이렇게 세 가지 정도 되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공항철도 차량의 신호시스템은 ATC 전용입니다. 기본적으로 ATS개조를 시행한다는 것을 달고 들어가야 할 판이군요. 사실 2호선에서도 3, 4호선에서 운행되던 GEC산 '배불뚝이' 쵸퍼차량이 ATS로 개조된 전례가 있으니 ATS개조 자체는 그리 큰 어려움이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1) 누리로로 활용한다
똑같은 좌석형 열차라는 데서 이 제안은 매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공항철도 열차의 최고속력 자체가 110km/h밖에 되질 않습니다. 현재 누리로로 쓰이고 있는 TEC 차량의 최고속력은 일반적인 새마을/무궁화 열차와 동일한 150km/h입니다. 누리로는 분명 일반열차인데, 10년 전 광역철도 스펙의 열차를 그대로 일반열차에? 생각 좀 다시 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2) 수도권 전철 급행열차로 활용한다
생각보다 쓸데가 없어 보입니다. 공항철도 급행열차는 일단 "좌석형" 열차입니다. 좌석형 급행이라면 요금체계라든지, 운행계통 등에서 많은 준비가 선행되어야 함이 당연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운행계통은 그렇다 쳐도 요금체계는 도대체 어쩔지 감이 안 잡힙니다. 버스카드 찍듯이 차량 하나하나마다 단말기를 달겠습니까?

3) 다른 곳에 매각한다
정 뭣하면 다른 곳에 매각해 버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겠습니다. 2006~2007년 정도에 제조된 차량이다 보니 아직은 감가상각비 제하고도 비용이 좀 들 겁니다. 다만 급행열차 차량을 구매할 만한 곳이 어디냐...가 큰 문제라고 보여집니다. 최고속력이 겨우 110km/h인 전동차를 도대체 어디다 써먹겠습니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공항철도 차량 스펙이 뒷목을 잡게 만드는군요. -_-;;
코레일공항철도 홈페이지 : 공항철도 차량 제원
공항철도 급행열차를 처리할 만한 좀더 나은 방법 없을까요? 댓글로 여러분들의 의견을 기다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러다 보면 조금 더 나은 방향이 나올지도 모르겠어요.

  1. 현 명칭은 '직통열차'입니다만, 여기에서는 '급행열차'로 통일하기로 합니다. [본문으로]
  • Favicon of http://rail-story.com BlogIcon CGX at 2010.09.26 21:58 신고

    음... 굉역전철이 대전까지 연장된다고 한다면 서울-영등포-수원-평택-천안-조치원-신탄진-대전 이런 계통으로 굴려봐도 좋을듯.

    지금과 같이 운용하는건 잉여의 극치라고밖엔 할말이 없음ㅋㅋ

    • Favicon of http://www.korsonic.net BlogIcon Korsonic at 2010.10.02 11:08 신고

      그런데 속력문제... =_=
      다른 일반열차들은 150 내고 다니는데 110 내고 다니는 열차가 있으면 그만큼 선로용량에 지장이 와요. 중앙선 8000호대같이-_-

  • 제대로 가기 at 2010.09.26 22:21 신고

    개량이 되지 않은 전철화 구간이라면 110이상 내는 구간이 없으니 가능할지도...
    동해~강릉, 영주~강릉, 충북선(대전~제천) 정도는 혹시 모르겠음...
    거기 들어갈 전기기관차를 다른데로 돌릴 수도 있을테고 말이지.

    약간 뻥을 치면 비슷한 속도의 CDC가 다니던 광주-목포도 해볼수 있을지도?
    선로용량이 넉넉하니 지연 문제는 없을테고 승차감도 괜찮으니까...

    그렇지만 저상홈 대응하게 고치는건 힘들려나? (...)
    ( 서원주~제천 구간은 누리로 대비하는지, 고상홈 승강장도 만든다던데? )

  • Favicon of http://hichew.pe.kr BlogIcon 하이츄 at 2010.09.27 00:23 신고

    최고속력은 둘째 치고라도, 탑승해봤던 기억으로는 가속력이 좀 딸리는듯 했는데 그렇다면 광역철도나 도시철도에 낑겨 넣기가 참 부담스러워지죠.

  • Favicon of http://jssel.egloos.com BlogIcon Tabipero at 2010.09.27 18:51 신고

    9호선 직통급행운행도 어떨까 싶은데 차량 스펙이 되는지는 둘째치고 그놈의 비용 정산 문제가 걸리고,
    누리로와 비슷한 운행 행태로 굴리는게 최선이라고 보여집니다. 최고속도의 한계는 정차역을 줄이는 등의 방법을 쓰면 그럭저럭 보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좌석이 문제일 것 같습니다. 글쎄요, 누리로에 비해 좁은 좌석에 반은 역방향석인데 누리로와 같은 운임을 받아도 괜찮을지 모르겠습니다(적어도 저는 안탑니다. 혹시 공기수송이라면 한가한 맛에 탈지 몰라도). 이 경우에는 좌석 개조를 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혹시 경춘선에 넣을 수는 없으려나요? 여기도 최고속력이 걸리겠군요(...)

  • 이철우 at 2010.09.29 00:48 신고

    차라리 ATS로 개조한뒤 경춘선에 투입해서 급행이나 누리로급 열차로 사용하는건 어떨까 하는 망상은 듭니다.

    • ㅎㅎ at 2011.01.13 00:41 신고

      저도 경춘선 급행 생각은 해봤습니다 그래도 경춘선 급행열차에 잘 어울릴것 같습니다ㅎㅎ 망상은 아니죠 ㅋ

  • Favicon of http://blog.naver.com/mystericolor BlogIcon 도철음사장 at 2010.09.29 17:17 신고

    인천역기차정차를 실현 하기위해 일반열차로 전환해서 경인특급으로......

    어처피 경부선 KTX가 전부 다 공항철도로 가는건 아니라서( 아마 한시간에 1대 정도지 싶습니다. ) 중간중간에 급행으로 투입되긴 할겁니다만.. 그래도 잉여차량은 생기겠군요.

    지금 생각드는건 대구~마산 CDC대체인데, 어처피 이구간은 KTX가 대량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CDC보다 속도가 떨어지는 열차( -_-;; )가 들어와도 다이어 짜긴 수월하지 싶습니다. 물론 누리로가 들어오면 대체 되겠지만 발주가 전혀 안났으니... 승객 면으로서도 속도는 좀 떨어지더라도 거주성이 나을테니 말입니다. 동대구~밀양~부전도 생각해볼만 하다 들고요...

    뭐... 아니면 광양~순천간 KTX 셔틀전철이라던지 광주~광주송정 KTX 셔틀전철이라던지 -ㅅ-

    • 이철우 at 2010.10.01 17:14 신고

      아니면 대구경북 광역전철이나 부산울산 광역전철에 투입하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 Favicon of http://inpector.textcube.com BlogIcon 조사부장 at 2010.10.17 01:41 신고

    매각도 코레일 외에 받아갈 데가 없습니다. 교류전용차라서 지하철 구간에는 전혀 사용이 불가능하고(지방지하철은 아예 차량폭 문제로 전용불가), 또 신호체계도 ATC라고 하지만 호환되는데가 9호선 뿐이라서 다른데 쓰지도 못합니다. 그야말로 눈물나는 상황입니다.

    저속 전철화 지방노선(까놓고 말하면 태백/영동선)에 넣기에는 차량의 내한성부터 고상승강장 전용이라는 것 까지 걸림돌이 되고, 무엇보다도 중장거리 노선에 쓰기엔 화장실이 없다는게 가장 크리티컬입니다.

    결국 코레일 광역전철 구간에 신호설비 개조를 실시해서 넣어야 하는데, 이렇게 하고서도 추가운임 징수는 거의 불가능하고, 그나마 여지가 있는 곳은 혼잡 문제가 덜 발생할 노선에 골라 넣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냥 대차와 동력계통을 개량해서 140km/h정도까지 증속해서 그냥 굴리거나, 아니면 광명셔틀을 병점 이남으로 내려보내고 광명셔틀을 이걸로 대차하거나(소화물칸과 좌석칸 1량이 잉여), 더 나아가서 용문급행이나 광역구간 관광전용차로 전용하는 잉여한 용도로 쓰거나 해야 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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