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일본 철도 4극단 제패를 4일 안에 할 수 있다고?

어쩌다 보니 1, 2편은 전부 일본의 욕심에 대해 다루게 되었는데.... 이번엔 철도 이야기입니다.

이번 여행에서 2일차와 3일차에 바로 일본의 동쪽 끝과 북쪽 끝을 가고 나니, 이 다음에는 여행계획이 없다시피 했습니다.

6월 23일에 히로시마 카프 경기를 예약해 둔 게 전부였거든요.


그러다 보니 주변에서 저에게 뽐뿌를 넣습니다. "너 JR패스도 있겠다, 4극단 다 갔다 와 보는 게 어때?"

...........덕택에 진짜 갔습니다-_-;;;;; 결국 4극단 전부에 도달하고 말았죠.




그런데 4일만에 일본 철도 4극단을 제패한다? 전 사실 하루 쉬어서 5일만에 했습니다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능합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방법으로 '철도만으로는' 4일에 4극단을 전부 가 볼 수 없습니다.

정답이라기보다는 치트키에 가까운 답이 하나 있긴 한데...

나카시베츠 공항中標津空港 (SHB)왓카나이 공항稚内空港 (WKJ)오사카/이타미 공항伊丹空港 (ITM)


바로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이죠.

일본은 외국인 여행자들에게는 천국입니다. 말도 안 되는 운임으로 비행기를 이용할 수 있거든요.

일본 출도착 항공편의 예약번호만 있으면 일본 국내선을 홋카이도 왕복의 경우 5,400엔, 이외 노선의 경우 10,800엔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왓카나이 → 치토세 찾을 때 일반운임 27만원 나오는 와중에 Experience Japan 5만원................ 하............


심지어 마일리지 적립률도 100%여서, 전 이번에 마일리지 항공권을 이용해서 소모해 버린 마일리지를 비행기 탑승으로 벌충했습니다.

운임이 몇천 단위로 끊어지지 않는 이유는 역시나 소비세 8% 때문입니다.

JAL / ANA 모두 이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으니, 참고해 보세요. JAL Japan Explorer Pass  / ANA Experience Japan Fare


다만 철도 4극단 제패에는 ANA 쪽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왓카나이稚内와 나카시베츠中標津에는 JAL이 취항하지 않습니다.

아니면 홋카이도에서 렌트카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실제로 저는 히가시네무로東根室에서 렌트카를 몰고 온 철덕을 하나 봤습니다.







1. 170620, 히가시네무로東根室역


네무로역은 일본 최동단의 '유인역'입니다. 아침에 도착하자마자 노삿푸 곶을 갔다온 다음 (본 여행기 1화 참조)

11시 열차를 타고 기본요금인 히가시네무로역까지만 갔다가 돌아온다... 가 이번 계획이었습니다. 그래야 비행기 시간도 얼추 맞고, 계획적인 여행이 될 수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좀 재미있는 일이 발생하면서 시간을 벌었습니다.

아침에 찍어둔 사진.열차를 타러 들어왔습니다.11시 열차만 쾌속입니다.


한 정거장만 열차를 타면 바로 히가시네무로역입니다. 일본 최동단 도시 네무로를 네무로를 동쪽으로 감아 나가기 때문에 자연스레 이곳이 일본 최동단 역이 되었습니다.

상징성이 있어서인지, 주변에 뭐가 있어서인지는 몰라도 아직까지 폐역에 대한 딱히 어떠한 소식은 들려오지 않습니다.

아마도, 너무 동쪽에 있다 보니 세우나 마나 딱히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일 수도 있겠습니다.


이곳에서 철덕을 만났습니다. 가운데 사진을 보면 웬 차가 있을 겁니다.

키타미 번호판이었는데, 한국에서 왔다 그러니까 신기해하면서 사진 다 찍고 차를 태워주더군요.

걸어가려던 계획이 순식간에 차를 타고 가는 걸로 바뀌어서, 참 편히 다녔습니다. 안그래도 차도 안 다니는 동네인데...


2. 170621, 왓카나이稚内역


사실 저번 2편에서 조금 상세히 적었으며, 사진도 재탕이 있습니다만 다시 올려봅니다.

여기는 네무로에 비해서 난이도는 낮은 편입니다. 삿포로에서 바로 가는 열차가 있으니까요.

다만 하루 두 편이던 게 어느새 하루 한 편까지 줄어들었고, 이 코스에서는 그마저도 없어질 수 있다는 위험이 상존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역의 기능은 많습니다. 버스터미널과 국도 휴게소 기능을 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세한 것은 여행기 2편을 참조하세요.

그리고 역하고 공항도 그렇게 멀지 않다는 게 장점입니다. 운임이 600엔이라는 건 좀 짜증나지만, 일본의 전체적인 물가 수준을 고려해 볼 때 그렇게 비싼 것도 아닙니다.


3. 170623, 사세보佐世保역


사세보도 만만한 길은 아닙니다.

이번에는 하루 쉬고 갑니다. 숙소 위치가 애매하게 후쿠야마福山였기도 했고,

당일 비행기를 탄 다음 바로 어딜 정복하겠다고 도전했다가는... 짐이 많아서 체력이 남아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습니다.



츄고쿠 지방에 들어왔고, 신칸센이 많이 서지만 조금 애매한 역인 후쿠야마에서 규슈 섬으로 넘어가야 하다 보니,
가는 길이 정말 멉니다. 후쿠야마에서 신토스新鳥栖까지는 신칸센, 그리고 신토스에서 사세보佐世保까지는 기존선 특급. 장장 4시간을 잡아먹는 여정입니다.
심지어는 야구 보러 히로시마 가야 한다고 한 2시간 정도만 사세보에 있다가 나와야 했으니, 좀 많이 아깝긴 하네요.

사실 사세보역은 '일본 철도의 최서단 역'하고는 거리가 있습니다. 최북단과 최동단의 경우 홋카이도 깡촌에 그 정도로 적자를 내고 살아남아 있을 철도가 JR밖에 없기 때문에 이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쪽 동네는 제3섹터 철도가 있는데다, 심지어는 오키나와에도 유이레일ゆいレール이라는 모노레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본 최서단의 'JR역'임에는 틀림이 없지요.

사세보는 햄버거로 유명합니다. 사세보 햄버거로 유명한 '로그킷'의 분점이 역에 출점해 있고, 그리고 여기저기에 사세보 햄버거 캐릭터가 눈에 띕니다.

미 해군기지가 여기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의정부 부대찌개, 송탄 부대찌개 같은 존재가 여기의 사세보 버거일 겁니다.


그러하다보니 'JR 일본 최서단역 사세보역'을 가리키는 인증샷 스폿에도 버거가 눈에 띄네요.

그리고 이견의 여지가 있다 보니 'JR'을 강조하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사실 정말로 일본 본토[각주:1] 최서단의 역을 가 보고 싶다면 여기서 열차를 더 타야 합니다. 타비라히라도구치たびら平戸口駅역까지 가야 하는데요,

제3섹터라 JR패스도 적용되지 않고, 또한 하루에 열차가 몇 차례 다니지 않다 보니 들어갔다가는 야구고 뭐고 없을 것 같아서 깔끔히 포기했습니다.

때로는 빠른 포기가 더 나을 때도 있는 법이지요.



4. 170624, 니시오오야마西大山역


마지막, 가고시마의 니시오오야마西大山역으로 향합니다. 이번에는 후쿠야마에서 신칸센만 3시간 타야 합니다. -_-;;;;;

심지어는 이부스카指宿-마쿠라자키枕崎선에 가는 열차가 몇 없어서 열차시각표를 보면서 상당히 조마조마 했는데, 다행히 사진 다 찍고도 5분 이내의 간격으로 환승에 성공.


일단 열차 배차 간격상 이부스키를 먼저 들렀다가 갈 수 있다 보니, 가장 먼저 출발하는 열차를 타고 이부스키로 향합니다.

모래찜질로 유명한 동네라 역이 상당히 큽니다. 다만 역과 모래찜질 해변이 많이 멀어서 열차 대기시간 중에는 가기가 좀 어렵고, 역 앞의 족탕은 이용해 볼 만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 일본 최남단 니시오오야마역의 입장권을 이부스키역에서 판매합니다. -_-;;;;;;;;

니시오오야마역은 무인역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입장권을 이부스키에서 판매하는 것도 이해할 만했습니다.


바로 앞의 타베로그 평점 높은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고, 가고시마 특산 고구마소주나 지역 맥주들 파는 가게에서 술 좀 보다가...

마쿠라자키행 열차에 오릅니다. 니시오오야마까지는 딱 세 역만 가면 되는데, 그 길 가기가 왜 그렇게 힘든지. 워낙 차가 안 다니다 보니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여기도 사실 유이레일이 개통하기 전까지는 이견의 여지가 없는 일본 최남단 역이었습니다.

그런데 오키나와에 유이레일이 개통하면서 이론의 여지가 생겨버렸죠. 그래서 위에 'JR'이 붙어 있습니다.


바로 앞에는 가게가 있어서, 여기에서 기념품, 기념사진 찍기에도 괜찮습니다.

문제는, 제가 여기를 혼자 왔다는 거죠. ㅠ_ㅠ


제가 왔을 때는 철도로 접근한 사람이 꽤 있었는데, 이 역을 찍고 빠져나가는 시간이 40분 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이부스키 방향에서 접근할 때 니시오오야마역에 머물 시간이 40분 정도인 때는 낮에는 13시대 말고는 없습니다. 밤에는 18시~19시대에나 한번 시간대가 맞네요.

그런데 역을 보면 알겠지만, 1시간 머물 퀄리티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그냥 13시대나 18시대를 이용하는 것이 속 편해 보입니다.




어때요? 한번쯤 가볼만은 하죠?

그런데 개인적으로 두 번 이상 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확실히 뻘짓거리거든요.

그냥 역에나 집중하는 철덕들에게나 한번 해볼만한 짓거리... 정도. 이 글은 내가 이걸 진짜로 했다.... 는 정도의 인증입니다.

  1. 오키나와를 본토로 간주...해야 하나요? 검색 좀 해 보면 일본에서도 이견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긴 류큐 왕국을 강제합병했는데...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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